“이제 경제적가치와 사회적가치의 제로섬 게임은 끝났습니다. 기업들은 이 둘을 합친 ‘공유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단기적인 주주 수익뿐 아니라 고객과 협력업체 등 사회 구성원들을 고려하는 사업을 펼쳐나가야 합니다.”
지난 29일 서울 용산구 드래곤시티호텔에서 열린 ‘2020 넥스트 임팩트 콘퍼런스(Next Impact Conference)’의 첫 번째 세션 토론에 나선 한상만 성균관대 경영학과 교수가 말했다. 이날 토론에는 사회를 맡은 배수현 옐로우독 이사와 에릭 니 SSIR 편집인, 서상목 한국사회복지협의회 회장, 조상미 이화여대 교수, 한상만 성균관대 교수가 참여했다. 이 자리에서는 글로벌 차원에서 이뤄지는 컬렉티브 임팩트 현황과 코로나19 이후 찾아올 넥스트 노멀(Next Normal) 시대의 컬렉티브 임팩트에 대한 얘기가 오갔다.
먼저 조상미 교수는 학제간 컬렉티브 임팩트를 설명했다. 그는 “이화여대에서 진행 중인 학제간 컬렉티브 임팩트 프로그램에는 15개 학과 20여 명의 교수진이 참여하고 있다”며 “여러 학문을 융합해 환경, 의학 분야 등의 문제를 해결할 인재들을 양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고 설명했다. 서상목 회장은 “한국의 코로나19 대응도 정부와 의료진, 시민이 협력한 모습에서 컬렉티브 임팩트 역량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면서 “기후문제나 소득불평등문제 등 다른 사회문제 해결에도 성공적인 컬렉티브 임팩트 사례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에릭 니 편집인은 글로벌 컬렉티브 임팩트의 예시로 ‘스트라이브 투게더(Strive Together)’를 들었다. 스트라이브 투게더는 미국 공교육 회복을 위해 지역 커뮤니티가 연합한 네트워크 조직이다. 그는 “스트라이브 투게더는 컬렉티브 임팩트라는 말이 만들어지기도 전인 2006년에 탄생했다”며 “초기엔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의 NPO와 대학교, 정부 등 지역 리더들이 교육문제 해결을 위해 모인 파트너십 형태로 운영됐지만, 이후 고등학교 졸업률 향상 등의 성과를 내면서 미국 전역으로 퍼졌고 현재 70개의 독립 단체들의 네트워크가 됐다”고 설명했다.
넥스트 노멀 시대에 대비를 위한 컬렉티브 임팩트 과제에 대해 한상만 교수는 “지금까지 기업들이 ESG(환경·사회·거버넌스) 리스크를 따로 측정해 관리해왔다면, 이제는 ESG리스크와 기업의 사회영향력을 함께 측정하고 이를 경제적가치와 합쳐 ‘총체적 가치(Total value)’를 산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조상미 교수는 “사회적가치를 수치화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실제 삶의 질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측정할 수 있는 지표를 만드는 연구도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지강 더나은미래 인턴기자 river@chosun.com 입력 2020.10.30. 15:25